최근 보고 있는 책, 듣고 있는 음악들 일 상 다 반 사


중세-르네상스 음악에 꽂혀서 한참 듣는 중이다.
보통 클래식 이전의 음악을 '고음악'이라고 한다. 간결하고 단아하여 클래식의 장중함과는 다른 재미가 있고, 각 나라 음악의 뿌리가 어떠하였으며 서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실제 역사와 연관지어볼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르네상스 음악의 즐거움]이라는 책은 1996년(무려 13년 전이다)에 출간된,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과 함께 국내의 거의 유일한 르네상스 음악 개론서였다. 보통은 [서양음악사] 책에 한 파트로 간략하게 맥락 정도만 서술하고 마는데 반해 [르네상스 음악의 즐거움]은 본격적으로 르네상스 음악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현재는 같은 저자가 쓴 [르네상스 음악으로의 초대], [르네상스 음악의 명곡, 명반], 그리고 이영민 님의 [르네상스 음악]이라는 책이 나와 있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는 임상신장학에 관한 저술을 할 정도의 실력 있는 의사다. 좀 사기 캐릭인 듯.

[스페인 영화사] 또한 이 방면에서 참 귀중한 책이다. 루이스 브뉴엘, 카를로스 사우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같은 유명 감독만 알고 있던 스페인 영화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스페인의 역사가 엇비슷한 점이 많은 것과는 달리 꽤나 차이가 나기도 하고, 어떤 부분들은 닮기도 했다. 스페인 영화에 대해 잘 몰랐던 배경들을 알아가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점들이 조금씩 풀린다.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는 사실 진작에 샀어야 했을 책이다. 로만 카톨릭 신부 다니엘 헬미니악이 쓴 책으로, 성서에서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를, 최신 연구내용을 토대로 세밀하게 풀어낸다. 고민하는 게이/레즈비언 신도들에게 선물해주기 좋은 책...인데 절판인 듯. 내용이 무척 충실하고 저자의 소수자에 대한 시각이 따뜻해서 참 좋게 본 책인데 널리 알려진 것 같진 않아 좀 아쉽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서로 남을 심판하지 말고 도리어 형제를 넘어뜨리거나 죄짓게 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결심합시다. 주 예수를 믿는 나는 무엇이든지 그 자체가 더러운 것은 하나도 없고 다만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더럽게 여겨진다는 것을 알고 또 확신합니다"라는 로마서의 구절이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들어맞는다.



Agricola : Fortuna Desperata (Secular Music Of The 15th Century)
사실 Alexander Agricola는 그리 유명한 작곡가는 아니다. 하지만 15세기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샀다. 메디치, 스포르자 등과 동시대 인물이라는 점도 포인트.

Ars Choralis Coeln, Maria Jonas - Rose Van Jhericho
역시 Anna von Köln은 위키에도 페이지가 없는 듣보잡이다. 하지만 디지팩 커버의 아름다움만큼이나 아름다운 노래들로 꽉 채워져 있다.

Early Venetian Lute Music
친구가 절대명반이라고 추천해준 음반. 훌륭한 류트음악의 향연이다. 역시 전통의 이탈리아 음악.

Ensemble Alcatraz - Cantigas De Amigo
소개글에서 켈트를 언급한 것과는 달리 집시의 느낌도 나고 여하튼 여러 가지 맛이 나는 포르투갈 고음악. Song for a friend라는 제목과, 중세 여성들의 사랑을 모은 컨셉 음반이라는 점에서 추천할 만 하다.

Leonin,Perotin : Sacred Music From Notre-Dame
Leonin과 Perotin이라는 이름은 중세음악을 이야기할 때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작곡가들이라 한 장 샀다. 나중에 고딕시대의 음악을 담은 음반도 살 예정인데, 아마 비교해보면 상당히 비슷할 듯싶다.

Praetorius : Dances From Terpsichore
앞에서 소개한 노트르담 음악은 10세기의 음악인데, 이 음반은 루터의 프로테스탄트로 껑충 시대를 뛰어넘는다. 그만큼 다채로운 사운드를 보여주는데, 가볍고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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